인도에서 만난 남자 - 14부

인도에서 만난 남자 - 14부

투딸 0 488

인도에서 만난 남자 14














"우리 사귀기로 했어요"










** 카페에서 저녁을 먹고 있는 가운데 민경이 대뜸 말을 한다. 옆의 정우는 부끄러운듯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거 남자와 여자의 역할이 바뀐 거 아냐? 아무리 연상이지만.




역시 어제밤에 케이방에서 들었던 소리는 민경과 정우의 것이다.




저 숫기 없는 정우가 먼저 덮쳤을 리는 없고 민경이 정우를 덮쳤겠지? 상상하지 말자. 상상... 이 되어 버렸다.




끔찍하군.




아니 부러워 해야되는 건가?




흠. 어제 발정난 똥개라고 생각한것은 일단 보류. 케이미안.






민경은 정우랑 더블을 쓰고 싶다고 주위의 양해를 구한다.




요즘 애들은 무척이나 자신의 표현에 당당하고 솔직하다. 쩝 부럽다. 솔직하고 당당하기에는 너무 늦은 나인가?




여전히 정우는 볼을 붉게 물들인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숫기없는 놈.








"나중에 조용히 케이에게 말해서 방을 바꿔도 되잖아요."








정우가 불만스럽고 낮은 목소리로 민경에게 이야기 한다.








"흐흐흐. 우리 정우 부끄러워?"








민경이가 정우의 엉덩이를 툭툭치면서 놀린다.








"어제 오늘 하루종일 아저씨 트리오 분들 안보이시던데 뭐하셨어요?"








정민이던가? 반항기 처자중 한명이 물어온다.




속이 뜨끔했다. 별로 알리고 싶지 않는 일이다.




세명의 삼십대 유부남. 인도에서 관광온 일본여성들과 그룹섹스 발각.




부끄러운 사실임에 틀림없다.








"왜 우리 중 누구에게 관심있어?"








형오형이 대충 넘어가려고 말을 돌린다.








"형님들 이틀동안 갠지스 강변의 가트란 가트는 모두 도셨답니다. 성지 순례온 인도여성 알몸 구경하려고.




근데 젊은 처자들은 거기서 목욕 잘 안합니다. 아주머니들이나 할머니들 그리고 애들이 대부분이죠.




이틀동안 그걸 몸으로 확. 실. 히 체험하시고 오셨답니다."








주위가 뒤집어진다. 반항기 처자들 웃느라 숨이 넘어간다.




이거 위기에서 구해준건지 아님 사람 변태로 만든건지 헷갈리는군.




아마 저 녀석은 두가지의 경우를 모두 노린것임에 틀없다.




아직은 심중의 확신일 뿐이지만 저놈은 결코 순수하게 착한 놈이 아니다.










저녁을 먹고 밖으로 나오니 비가 온다.




인도에서 처음 보는 비다.






"그럼 내일 열두시에 로비에서 뵙겠습니다. 기차시간은 세시 입니다. 점심먹고 출발하면 얼추 시간이 맞을 겁니다."




그리고는 빗속을 걸어간다.








"케이 어디가?"






은혜가 쫓아가서 묻는다.




둘은 뭐라 이야길 하면서 빗속을 걸어간다.




나도 쫓아가려는데 형오형이 내 어깨를 잡아온다.








"어제 일찍 가서 뭐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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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오형님은 어제 있었던 일을 흥분해서 동정을 막 때고 돌아온 꺼벙이 마냥 떠들어 댔다.






"야 ~ 걔들 몸이 얼마나 나긋나긋한지. 신음소리도 죽이고 마치 고양이 울음 소리 같더라구....




테크닉은 얼마나 훌륭한지. 꽉꽉 조여대는 거기에 도대체 몇번을 쌌는지 몰라. 아 너 파트너 걔가 젤루 죽이더라.




그년의 테크닉과 거기는 거의 감동 수준이더라. 가슴도 예술이고. 유두를 꼬집으니까 아주 자지러 지는 거야.




너 가고 나서 이대 삼으로 하는데 쪽수가 꿀려서 한년 끝나면 딴년이 덤벼들고 또 한년 끝나면 ........"






"쫀뜩쫀뜩한께 역시 메이드인 저팬이더라구. 역시. 동방 색정 지국 답더라구. 아직도 다리가 후들거려.




케이에게 팁 좀 줘야 겠어. 어떻게 그런 년들을 알아보고 꼬셨는지. 흐흐흐"






철재 형님이 형오형님의 말에 맞장구를 친다.




형님들의 이야기를 건성으로 듣다가 물을 사러간다는 핑계를 대고 밖으로 나왔다.




어제까지 케이와 정우의 방이었던 민경과 정우의 방에서는 교성이 흘러 나오고 창문 밖에는 계속 비가 오고 있었다.




씨발 젊은게 좋은가 보네. 아직 초저녁인데. 긴밤을 어찌 버티려고. 정우녀석도.




창문가에 서서 담배를 피고 있으려니 멀리서 케이와 은혜가 걸어오는 것이 보인다.






서로 빗물을 튀기며 장난을 치다 가로등에 기대어 키스를 한다.




은혜는 케이의 목을 끌어안고 키스를 하는데 정말 어제의 일은 꿈이었던가 싶다.




뭔가 굉장히 허전하고 잃어버린듯한 기분이 든다.




나는 그보다 더한것도?




갑자기 어제밤의 일이 기억나지 않는것이 억울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왔다.






물을 사러 현관을 나서니 아직도 그들은 입을 맞댄체 서로를 음미하고 있다.




못본체 물을 사고 돌아오는 길에서 여전히 키스를 하고 있다.




씨발 은혜 입술 헐겠다.




내 것도 아닌데 아까워 죽겠다.








"크흠. 험험. 동네사람들 여기좀 보세요. 시집도 안간 처녀가 외간 남자 품에 안겨서 뽀뽀하고 있대요. "






내가 큰 소리로 외친다. 그래봤자 비가 오는 탓에 골목에 인적도 없고 내다보는 사람도 없지만.




키스를 하던 케이가 나를 보고 싱긋 웃고는 입을 떼고 먼저 숙소로 들어간다.




따라 들어가려는 은혜의 팔을 잡고 끌어당기자 은혜가 묘한 눈빛을 띄운다.








" 괜찮아요?"






"뭘? 뭐가?"






"나 지금 온몸에 똥물이 묻었어요."






깜짝 놀라 손을 떼자 은혜는 싱긋웃고는 숙소로 들어간다.






좁은 골목을 타고 흐르는 빗물을 보니 색이 심상치않다.




그제서야 온 골목에 방치되어 있던 성변이 떠오른다.






제기랄.












"물 사러 가니?"




"네"




"그래. 같이가자."








로비에서 담배를 피고 있으려니 샤워를 한양 말끔한 모습의 은혜가 로비로 내려온다.




말없이 가게에 가서 물을 사고 돌아오는길에 머릿속에 있던 생각이 나도모르게 튀어 나온다.








"케이랑 사귀니?"






"아뇨"






잠시 의문스러운 눈으로 나를 보던 은혜가 아니라고 대답한다.




곱지 않은 눈초리다.






"사이 좋아 보이던데. 아까 키스도 하고."






"케이는 키스를 좋아해요. 뭐 나도 싫지 않구요. 케이라면 환영이죠.




사귀는 사이 아니라도 키스 할 수 있잖아요. 섹스도 하는데. 누군가 처럼요"






짜증스럽게 대답하고 발걸음을 재촉하는 은혜에게 다급히이야길한다.








"하지만 어제는..."




"아저씨 도대체 왜그래요? 어제 일은..... 아저씨 나 좋아해요?"






"난,,,,,,,, 저기,,,,,,,"








은혜가 화가 난듯 나에게 다가오며 윽박지르듯 물어오자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내가 우물쭈물 거리자 은혜는 단호하게 선언하듯 이야길 한다.






"난 케이를 좋아해요. 아저씨 계속 좋은사람으로 생각하게 해주세요."






그러고는 앞서서 걸어간다.




나는 발걸음을 멈추고 비를 맞고 서 있다.






나는 생각한다. 왜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을까?




나는 우리 이쁜이를 사랑한다. 그렇다. 사랑한다.




은혜는...








"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외길이 아니죠. "






케이의 싱글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무슨 말이야?"




"저는 담배사러 가는 길입니다."








그리고는 가게로 향한다.






그의 등을 보니 내 자신이 참 못났다는 생각이 든다.






제기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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