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열차의 추억 - 상편

화물 열차의 추억 - 상편

투딸 0 397

개인적 사정으로 한달만에 올리네요. 언제 연재되냐고 쪽지도 많이 보내주시고 기다려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제 소설은 작성자 "탐탐"으로 검색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 앞으로는 자주 좀더 자주 올리도록 할게요.
 

2004년 여름은 무척이나 더웠다. 특히 원룸인 내방 온도는 항상 40도가 넘어있었다. 게다가 환 풍도 잘 안 되는 구조여서 가만히 있어도 숨이 탁탁 막힐 지경이었다. 이정도 일줄 알았다면 냉풍기라도 하나 장만 해 두는 건데 하며 후회했지만 여름도 이제 막바지로 접어드는 중이라 좀더 참기로 했다.


오늘도 오전 10시가 넘어서 일어났다. 열대야에 잠을 설쳐서 일어나도 개운치가 않았다. 자던 자리도 땀에 젖어있고.. 일어나자 마자 바로 찬물에 샤워를 했다. 대충 컵라면으로 점심을 때우고 이것 저것 하다 보니 오후 1시가 넘었고 난 편한 복장으로 대충 챙겨 입고 책과 캠코더 그리고 돗자리를 들고 공원으로 향했다.



요즘은 외출 할 때면 항상 캠코더를 챙겨서 다니는 것이 버릇이 됐다. 별다른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고 혹시 내 앞에서 UFO라도 나타나면 찍어서 방송국에 팔 심산으로...... ^^;
 

호수에 도착해서 보니 이미 좋은 자리는 다른 사람들이 다 차지한 후였다. 동네 아줌마나 할머니들이 간식까지 챙겨놓고 오셔서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가끔은 돗자리 위에서 바둑이나 장기를 두시는 할아버지들도 있었고 둘러봐도 나 같은 젊은 녀석은 없었다. 
 

난 좀더 한적한 곳으로 가서 자리를 펴고 책을 펴고 한가로운 오후를 맞이하고 있었다. 그늘도 있고 바람도 살랑살랑 부니 백수생활도 나름대로 재미있구나 하는 헛된 생각도 들었다. 앉아서 책도 보고 누워서 하늘도 보고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도 하고 이제는 어느 정도 시간을 죽이는 기술까지 생겨버렸나 보다. 
 

갈증이 느껴져서 음료수를 사려고 일어났다. 자동판매기도 있었지만 비싸고 가끔은 시원하지 않을 때도 있어서 길 건너 가게에서 사기로 했다. 횡단보도를 건너 가게에 들어가 시원하게 보이는 콜라 페트병을 하나 집었다. 그리고 계산을 하고 다시 횡단보도를 건너 내 자리로 가려는 데 낯익은 유모차가 보였다. 항상 내가 사는 곳 현관 벽 쪽에 세워져 있는 하늘 색 유모차였다. 유모차에서 유모차를 잡고 있는 아낙네로 시선을 돌리니 역시나 지은이 엄마였다. 
 

탐탐 : “안녕하세요.”
 

지은맘 : “어, 삼촌을 여기서 보네.” 
 

탐탐 : “집에 있기 더워서 나와서 공부하려고요”
 

지은맘 : “나도 지금 집에 있기 더워서 나왔는데...”

탐탐 : “잘됐네요. 그럼 제 자리로 가서 콜라라도 한잔 하세요.”


난 한 손에 든 콜라를 들고 웃으면서 말했다. 그녀는 유모차를 몰고 나를 따라왔다. 지은이는 더워서 그런지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다. 그녀는 내가 돗자리를 갖고 이런 곳에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는지 웃으면서 “젊은 총각이 여기서 돗자리 깔고 있으니 재미있다. 노인네도 아니고...”라고 말을 건넸다. 
 

내가 신발을 벗고 돗자리 위에 올라가자 그녀도 유모차를 옆에 세우고 돗자리에 안착을 했다. 머리는 뒤로 묶어서 넘기고 무릎 정도까지 오는 청치마와 반팔 상의를 입은 편한 차림이었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약간의 기미 주근깨는 보이지만 그게 오히려 더 그녀를 풋풋해 보이게 했다. 확실히 예쁜 얼굴은 아니었지만 평범함 속에 왠지 모를 매력이 느껴지는 그런 외모였다. 
 

그녀가 자리에 비스듬히 다리를 개고 앉았다. 서있을 때는 무릎까지 오던 치마였지만 앉으니까 무릎위로 상당히 올라가 허벅지 아래도 살짝 보이는 것 같았다. 약간 마른 그녀의 일자몸매 중에 다리가 제일 예쁜 것 같았다. 유난히도 하얀 그녀의 다리가 가끔 비치는 햇빛에 더 빛나는 것 같았다. 
 

탐탐 : “그러고 보니 컵이 없네요.”
 

지은맘 : “아 컵..”
 

콜라를 마시려고 보니 혼자 마실 생각에 컵은 미처 생각을 못했다. 그러자 그녀가 몸을 돌려 유모차 밑 바구니에서 뭔가를 꺼낸다. 상체를 비스듬히 돌렸을 때 그녀의 다리 사이가 내 쪽으로 살짝 벌어지면서 그녀의 흰 속옷이 내 눈에 확 들어왔다. 모든 남자들이 항상 궁금해 하던 그곳을 보니 가슴이 다시 두근두근 설레어 왔다. 
 

그녀는 물병의 뚜껑을 따서 그곳에 콜라를 따라달라고 했다. 난 콜라를 한잔 따라주고 나는 그냥 입을 대지 않고 페트병 채로 한 모금 넘겼다. 
 

지은맘 : “언제부터 나와있던 거야?”

탐탐 : “한 두어 시간 된 것 같아요.”


그녀와 이런 저런 수다를 떠는 중에도 내 머리 속은 그녀의 벌어진 다리 사이로 보이던 흰 영상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시선도 계속 그녀의 다리 사이로 가고 있었다. 
 

문득 내 가방에 있는 캠코더가 생각이 났다. 그녀와 이야기를 하고 잠시 서로 먼 곳을 보며 풍경을 감상하던 중에 가방에서 캠코더를 꺼냈다. 그리고는 멀리 풍경을 캠코더에 담아보았다. 그녀는 신기한 듯이 캠코더를 바라 보았다.


지은맘 : “캠코더는 항상 갖고 다니나 봐?”


탐탐 : “혹시 재미있는 일이 내 앞에서 벌어지면 찍어두려고요.”
 

지은맘 : “그걸로 보면 멀리 있는 것도 잘 보여?”
 

탐탐 : “그럼요. 줌으로 당기면 멀리 있는 사람 표정도 보여요.”
 

지은맘 : “정말? 캠코더 내가 잠깐 봐도 되?”

탐탐 : “네. 보세요.”


그녀에게 캠코더를 건네자 그녀는 아주 신기해 하며 이리 저리 찍어보고 있었다. 줌 기능을 알려주지 너무 재미있다며 호들갑 떠는 그녀의 모습이 귀엽기까지 했다. 얼마 후 그녀가 캠코더를 다시 내게 건네 주었다. 난 캠코더를 받아서 뷰파인더를 닫고 가방에 넣지 않고 돗자리 위에 그냥 놓았다. 그리고 ‘Record’ 단추를 눌러 놓았다. 캠코더는 물론 그녀를 향하게 두었다. 캠코더가 작동하면 빨간 불이 기기 앞에 들어오지만 그녀가 그런 걸 알리 만무하다.
 

난 그녀와 일상적인 수다들을 떨면서 오후를 보냈다. 컴퓨터 이야기, 더운 여름 이야기 등등 둘이 같이 있기에 어색하지 않을 만큼이 대화들을 주고 받았다. 내 머리 속은 그녀를 향해 돌아가는 내 캠코더로 가득 차 있었을 뿐이었다.
 

오후 4시쯤 되자 지은이가 잠에서 깨서 칭얼거렸다. 나와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캠코더와 책을 가방에 챙겨 넣고 돗자리를 개어서 그녀와 함께 집으로 향했다. 집에 오는 동안 유모차는 내가 밀고 왔다. 그렇게 둘이 다정하게 걸어가는 모습을 보았다면 영락없는 부부로 보았을 것이다. ^^
 

그녀는 평소처럼 유모차를 현관문 옆 벽에 기대어 놓았다. 난 그녀와 가볍게 인사를 한 후 내 방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캠코더를 TV에 연결했다. 가슴은 두근거리고 설레었다. 잠시 블루스크린이 화면을 채우고 화면에 그녀의 모습이 떴다.


비스듬히 개고 앉은 모습이 화면에 고정적으로 잡히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의 지난 대화들도 기록되어 있었다. 그녀의 흰 다리와 올라간 치마 위로 보이는 허벅지가 화면을 꽉 채우고 있었다. 그리고 가끔 자세를 고쳐 앉을 때마다 살짝살짝 그녀의 벌어진 다리 사이가 보였다. 저절로 몸에 침이 넘어 갔다. 그 어떤 포르노 영상보다 실제로 벌어진 지금 영상이 내겐 더 자극적이었다. 무슨 이야기를 했었을 때었는지 그녀가 웃으면서 손뼉을 치는 순간 기다리던 장면이 화면에 잡혔다. 
 

손뼉을 치면서 상체를 세우고 웃으며 고개를 젖히는 순간 다리 사이로 벌어진 치마 속이 적나라하게 찍혔던 것이다. 내 기특한 캠코더가 빛이 제대로 들어가 어둡지도 않게 선명한 그녀의 치마 속을 담고 있었다. 난 화면을 정지시켜 놓고 그 화면을 오래도록 감상했다. 
 

이웃집 유부녀의 치마 속을 감상한다는 것은 뭔가 색다른 느낌이었다. 그것도 살짝 보고 지나치는 장면이 아닌 이렇게 기록으로 보관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 난 이때 결심했다. 

언젠가는 좀더 진한 장면을 캠코더에 담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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