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하늘(창녀촌의 하늘) - 2부

빛 하늘(창녀촌의 하늘) - 2부

투딸 0 435

2부 칠성파




얼마쯤 잠을 잤을까?


눈을 떠보니 어느새 일어났는지 미연이 밥을 차린다.




“일어났어? 밥 먹어야지 씻어.”




“지금 몇 시고?”




“4시 조금 넘었네.”




난 일어나 씻고 밥상 앞에 앉았다. 그때 핸드폰이 울려왔다. 누군가 보니 칠성파 에서 걸려온 전화다. 미연이 나를 쳐다본다.




“누구야?”




“어~ 아는 형...”




“부산이지?”




“... 아..니..다.”




“받지마.”




미연이 째려본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네... 형님.”




[아. 성현이가? 니 지금 빨리 부산으로 온나. 출동이다.]




“무슨 일인데요”




[아~ 씹새끼들. 어제 20세기 아들이 우리 업소를 난장판으로 만들어 놨다 아니가. 그래서 위에 형님들이 난리가 났다. 그래서 우리 쪽에서도 복수한다고 그쪽 구역 몇 군데 쓸어야 되니까 언능 오이라.]




“알았습니다. 곧 갈께예.”




미연의 눈이 더욱 날카라워 지더니 이내 고개를 돌린다.




“저... 미안하다.. 가봐야 겠다.”




“가...”




“미안하다...”




그렇게 난 미연을 놔두고 부산으로 향했다.


도착해보니 이미 행동대원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나를 보고는 모두 고개를 꺾는다.




“형님 나오셨습니까?”




“어~ 철호형님은 오데있노?”




“안에 계십니다.”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니 철호 형님과 기택이 형님이 함께 있다.


철호 형님과 기택이 형님은 조직의 중간 보스들이다.




“형님 어찌된 일입니까?”




“아~ 말도마라. 어제 이십세기 새끼들이 우리 업소에 와서 난장피아가 우리아들 여섯이 병원에 실려 갔다 아이가 성현이 니가 아들델고 몇 군데만 좀 쓸고 온나.”




“알았심다. 근데 오델 덥치문 됩니까?”




“일단 자갈치 시장 내에 있는 OO 나이트랑 OO 룸살롱 두 군데만 쓸고 온나.”




“예. 형님. 근데...”




“와 할말 있나?”




“형님. 죄송한데요. 저 이번일로 손때야 갰습니다.”




그 말에 철호형님이 놀라 묻는다.




“와 무슨 일 있나?”




“그럴 일이 좀 생겼습니다.”




“인마. 니가 지금 빠지문우짜노. 지금 조직이 전쟁 중인데.”




“죄송합니다.”




“아... 일마이거.. 암튼 갔다 온나 와서 얘기하자.”




“네. 알겠습니다.”




사무실에서 나와 보니 대원들이 모두 연장을 챙기고 있다.


모두 9명이다. 나까지 열명인 것이다.




“연장들 다 챙깄나?”




“예. 형님.”




“그래. 출발하자.”




우린 봉고차에 몸을 싫었다.


차는 자갈치 시장 OO나이트 앞에 세우고 모두 연장을 들고 차문이 열리면 뛰쳐나갈 것이다.


그리곤 닥치는 대로 부수고 달려드는 놈은 죽지 않을 만큼 조져놓으면 된다.




“다들 준비 됐나?”




“예. 형님. 준비 됐습니다.”




“좋다. 되도록 빨리 처리하고 빠진다. 성학이 니는 차에 시동 걸어놓고 기다리고 있거라.”




“예. 형님.”




“자. 가자.”




차 문이 열리고 우린 나이트 앞을 지키는 웨이터부터 닥치는 대로 조져 나간다.


나는 제일 뒤에서 상황을 지켜본다.


웨이터, 한명이 머리에 쇠파이프를 맞고 피를 흘리며 안으로 도망을 친다.


대원 하나가 끝까지 쫒아가 결국 쓰러뜨리고 만다.


안으로 들어가자 아직 영업이 시작 되지 않은 듯 홀은 조명만 돌고 있을 뿐 음악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의자와 테이블을 보이는 대로 부수자 이곳을 관리하는 이십세기 애들이 달려왔다.


나는 재빨리 그중 제일 덩치 커다란 놈을 향해 몸을 날린다.


일단 제일 세게 보이는 놈을 반 죽여 놓는 게 순서다.


내가 달려들자 그 덩치는 옆에 의자를 들어 집어 던진다.


나는 의자를 피해 탁자를 발로 차고 뛰어 올라 덩치의 턱을 갈겨 버렸다.


덩치가 휘청 이며 몇 걸음 뒤로 물러난다.


손에 들고 있던 파이프로 정강이를 후려 갈겨 일단 움직임을 둔하게 만들어 논다.


덩치 입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온다.


아마 정강이뼈가 부러진 모양이다. 그래도 끝가지 욕을 해댄다.




“으~악.. 이런. 씹새끼들..”




상관없다. 그런 욕쯤이야 몇 번이고 들어준다.


다리를 잡고 주저앉아 있는 덩치를 파이프로 머리통을 갈기자 이내 조용히 덩치의 몸이 옆으로 쓰러졌다.


주위를 보니 대원들이 나머지 애들을 모두 정리 한 듯 하다.




“자. 그만 됐으니 빠진다.”




그렇게 나이트를 나와 차에 올랐다.




“다친 사람 있나?”




“성호가 한칼 먹은 것 같습니다.”




“성호 괘않나?”




성호를 보니 허벅지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조금 찔린 것뿐입니다.”




“성호는 차에서 대기한다. 나머지는 다친 놈 없나?”




“예. 형님.”




“이번엔 룸살롱이다. 이쪽엔 상주하는 애들이 몇 있는 것 같으니까 조심해라. 위험하다 싶으면 바로 빠지고.”




“예. 알겠습니다. 형님.”




차가 룸살롱 앞에 서고 우린 문을 열고 밖으로 달려 나갔다.


이곳은 나이트처럼 앞에 삐끼가 없다.


계단을 내려가니 이상하게 조용하다.


카운터에도 사람이 없다.


룸을 한곳 들여다보니 역시 아무도 없다.




“뭐꼬? 왜 아무도 없지?”




“형님. 이상합니다. 룸이 전부 비어 있는데요.”




“이런... 씨팔. 모두 나가자. 우리가 올줄 알고 피한 것 같다. 좀있음 20세기 애들이 덮칠 테니 빨리 빠지자.”




“예.”




그때 계단으로 요란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형님 벌써 놈들이 온 것 같습니다.”




“니미. 일단 최대한 입구 쪽으로 뚫고 나간다. 내 뒤로 붙어라.”




그렇게 말하고 난 파이프를 든 손에 힘을 준다.


계단에서 내려오는 놈들이 눈에 보이고 난 달려 나가며 파이프를 휘둘러 제일 앞에 보이는 놈의 머리를 휘둘러 깨버렸다.


놈의 머리에서 피가 흘러 얼굴을 타고 내린다.


그러나 그걸 볼 틈이 없다.


어느새 놈들도 각목과 파이프로 대항을 해오자 뚫고 나가기가 쉽지가 않다.




“안되겠다. 경환이가 뒷문이 있나 알아보고 와라. 우리가 입구를 최대한 막고 있을 테니.”




계단이 좁아 어차피 달려드는 놈은 고작 세 명 정도기에 시간을 끌려면 충분히 끌 수 있다.


앞의 세 놈이 파이프를 흔들며 안으로 들어오려 했다. 한 놈이 내가 휘두른 파이프에 맞고 쓰러졌다.


그 뒤로 또 다른 놈이 각목을 휘두르며 그 자리를 대신 한다.


그때 뒷문을 알아보러간 경환이가 와선 뒷문 있는 곳을 발견 했다고 한다.




“모두 경환일 따라 뒤로 빠진다.”




“이런 개자슥들 누가 보네 준다드나?”




놈들이 악작같이 달려들어 결국 우리 애 한명이 쓰러진다.


나는 그놈을 부축하고 한손으론 파이프를 휘두르며 뒷걸을 질로 뒷문이 있는 곳으로 간다.


그때 옆구리를 불로 지지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두를 돌아본 사이 한 놈이 내 옆구리에 갈침을 논 것이다.


아직 칼을 박고 있는 놈의 얼굴이 보이자 난 파이프의 끝으로 놈의 콧등을 냅다 찍어 버렸다.


놈의 코가 내려앉은 듯 보였다.


박힌 칼조차 뽑지 못한 체 뒷문으로 빠져나와 차에 올랐다.


쉴 새 없이 흐르는 피에 차에 오른 나는 정신을 잃었다.


정신이 들었을 땐 병원 응급실이었다.


정신을 잃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모양이다.




“휴~ 이제 정신이 드나? 다행이다 그만하길.”




연락을 받고 철호형님과 기택이 형님이 와 있었다.




“우찌 됐습니까?”




“인마~ 그게 문제가...?”




“.........................”




“아따 자슥 고집은 잘됐다. 큰형님이 좋아 하시더라. 수고했다.”




“다행이네요. 확실하게 밟지를 못했는데.”




“그 정도문 됐다. 전쟁을 치를 것도 아닌데...”




“저.. 형님.”




“그래. 말해봐라.”




“이제 손 씻을까 하는데요.”




“꼭 그래야 것나?”




“네...”




“그래... 어쩔 수 없지. 내가 큰형님한테는 잘 말해줄게.”




“감사합니다.”




그렇게 형님들이 돌아가고 혼자 병실에 남았다.


혼자 남겨지고도 왠지 가슴이 후련해 졌다.


이젠 미연일 제대로 쳐다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칼을 맞은 곳은 무려 서른 바늘 이상을 꿰맸다.


다음날 아침 문이 열리고 미연이 들어왔다.




“헉~ 미연아...”




“잘한다.”




“우째 알고 왔노?”




“지금 그게 중요해?”




“..................”




“도대체 얼마나 다친 거야?”




“괘않다. 얼마 안 다쳤다.”




“안 다치긴 뭐가 얼마 안 다쳐. 어디 봐.”




“아~ 괜찮다니까.”




미연이 이불을 들추며 아직 갈지 않아 피가 배어나와 빨갛게 변한 붕대를 보고는 화난 표정으로 나를 째려본다.




“이게 얼마 안 다친 거야?”




“...................”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거야?”




화를 내다 말고 다시 피 묻은 붕대를 보고는 고개를 들지 않는다.


이내 커다란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한다.


그런 미연을 보는 내 가슴이 아파왔다.




“미안하다. 이제 이랄일 읍다.”




그래도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




“미안하다 해도....”




이젠 아예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어깨를 들썩이며 울고 있다.




‘젠장... 젠장... 제길...’




그렇게 한동안 서럽게 울던 미연이 어느새 울음을 그치고 나를 본다.




“밥은 먹었어?”




“어. 병원 밥 먹었다.”




“병원 밥으로 돼. 기다려 전복죽 끓여왔어.”




“.................”




“한번만 더 이러면 다신 안 볼 거야.”




“어.”




“농담 아냐. 두 번 다신 안 볼 거야.”




“어.”




몇 번을 다짐한다.




“니 가계는?”




“언니한테 며칠 쉬겠다고 했어. 너 이렇게 된 거 가계에서도 알아.”




“재민이가 알렸나?”




“어.”




“개자슥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하노.”




“그럼 안 알리려고 했어?”




“아이다... 누가 그런다드나...”




미연이 끓여온 전복죽을 먹어치우고 다시 잠이 들었다.


꿈속에 미연이 나를 버리고 도망을 갔다.


그런 미연을 쫒아 가는데 아무리 달려도 가까워지지가 않는다.


그때 누군가 흔든다.




“성현아... 괜찮아?”




“응....어... 괘않다.”




“안 좋은 꿈 꿨어? 무슨 잠꼬대를 그렇게 해.”




“어... 그냥...”




밖을 보니 어느새 날이 어두워 왔다.


미연은 이곳에서 잘려는 것 같다.




“지연인 우짜고?”




“혼자 알아서 잘해. 말하고 왔으니까 걱정 안 해도 돼.”




“니가 요서 자라.”




“너는?”




“밑에 보호자 침대 있다 내가 거서 자께.”




“싫어...”




“괘않다. 내는 딱딱한 게 좋더라.”




그 말에 한동안 미연이 무언가 망설이며 선 듯 말을 안 한다.




“와?”




“아니... 나... 그냥 니 옆에서 잘래. 괜찮지?”




“어? 어... 그래... 괘않다...”




미연의 볼이 붉어진다.


마치 수줍은 새색시처럼...


미연이 침대 위로 올라와 내 옆에 눕는다. 나는 옆으로 조금 비켜주곤 베개를 내준다.




“나 팔베개 해줘.”




말없이 내 팔을 끌어다 벤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내 손을 끌어다 자신의 가슴에 얹는다.


내 손을 잡은 미연의 손이 떨려온다.




“나 참 더러운 년인데 그래도 상관없을까?”




“...................”




“너랑 같이 살고 싶어. 하지만 네가 떠나고 싶을 땐 언제든 떠나도 돼.”




“아이다. 니 안드럽다. 그리고 난 니 안 떠난다.”




“고마워.”




그리곤 또 운다.




‘젠장. 이럴 때 멋진 말 해주면 좋을 낀데. 공부좀 해둘껄... 젠장.’




미연이 자신의 가슴에 얹은 손을 더욱 끌어당긴다.


옷 위로 느껴지는 그녀의 봉긋한 가슴이 무척이나 따뜻하다.


주책없이 아래가 부풀어 오른다. 미연의 허벅지에 부푼 내 기둥이 마찰을 일으키자 살며시 난 엉덩이를 뺀다.


그런 날 보고는 그녀의 볼이 다시 빨개진다.


숫한 남자를 상대해온 그녀지만 지금은 여느 처녀보다 더욱 조신하고 수줍은 그녀였다.




“하고 싶어?”




불쑥 말을 꺼낸다.




“아... 아니... 그게... ”




말이 안나온다. 부풀어 오른 내 심벌을 느끼고 하는 말 같았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갑자기 그런 내 자신에게 화가 난다. 버럭 소리를 쳤다.




“그래서 그런 게 아이다.”




내 고함소리에 그녀가 깜짝 놀란다. 그러더니 이내 킥킥거리며 웃는다.




‘아~ 시팍 쪽팔리구로...’




“다 낳고 하자.”




“아이라 해도...”




“킥킥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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